THE MOMENTS WE KEEP — 65개의 이야기

남기고 싶은 순간들.

어떤 마음은, 오래 곁에 남습니다.
당신과 닮은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65 STORIES

ARGENTRIUM · STORY 18
건물 현관에서 비를 바라보며 접힌 우산을 든다. 혼자 있는 인물과 젖은 바깥 풍경을 담는다.

1 / 3 · 비가 오는 날엔, 조금 더 가까이.

우산이 닿는 거리

비가 오는 날엔, 조금 더 가까이.

비는 약속한 시간보다 먼저 왔다. 친구에게서 골목 입구라는 메시지가 도착했을 때, 창틀에 떨어지는 소리는 이미 제법 커져 있었다.

그녀는 현관 옆 우산을 들었다. 잠깐 기다리면 그칠지도 몰랐지만, 기다리는 쪽에서 보면 그 잠깐도 길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트 단추를 다 채우지 않은 채 문을 나섰다.

친구는 작은 가게 처마 아래에 서 있었다. 파란 재킷 어깨에 진한 점들이 생겨 있었다. 그녀가 우산을 들어 보이자 친구는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웃었다.

“금방인데 뭘.”

그 말은 기다린 시간에도, 마중 나온 거리에도 맞는 말이었다. 친구가 우산 아래로 들어왔다. 그녀는 손잡이를 조금 기울였다. 목선의 작은 물방울이 코트 깃 사이에서 잠깐 빛났다.

둘은 걷기 시작했다. 혼자 올 때보다 보폭을 줄여야 했다. 친구가 물웅덩이를 피하면 그녀도 같은 쪽으로 한 걸음 옮겼다. 우산 가장자리에서 떨어지는 물이 일정한 소리를 냈다.

“오늘 뭐 먹을까?”

비에 관한 이야기는 거기서 끝났다. 두 사람은 냉장고에 무엇이 남아 있는지, 배달은 얼마나 걸릴지 얘기했다. 특별히 다정한 말은 없었다.

건물 입구에 도착해 우산을 접으니 한쪽 소매가 조금 젖어 있었다. 친구도 제 소매를 보고 웃었다. 어느 쪽이 더 젖었는지 확인하는 대신, 그녀는 먼저 문을 열었다. 우산 하나가 나란히 돌아온 두 사람 몫의 물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기록되는 금 · argentrium

14K 골드 물방울 목걸이, 특별한 순간을 더 빛나게 하는 선물 😊14K 골드 물방울 목걸이, 특별한 순간을 더 빛나게 하는 선물 😊상품 자세히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