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OMENTS WE KEEP — 65개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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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STORIES

ARGENTRIUM · STORY 21
현관에서 반려견 곁에 앉는다. 빨간 하네스와 이미 연결된 느슨한 리드줄, 기다리는 강아지의 표정을 함께 담는다.

1 / 3 · 네가 기다려서, 나도 밖으로 나왔다.

산책이라고 부르는 약속

네가 기다려서, 나도 밖으로 나왔다.

현관 쪽에서 발톱 소리가 났다. 그녀가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자 소리는 멈췄다. 강아지는 빨간 하네스를 한 채 문 앞에 앉아 있었다. 서두르라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눈은 계속 그녀를 따라왔다.

오늘은 조금 귀찮았다. 주말 아침인데 어제의 피로가 남아 있었다. 그래도 신발을 꺼냈다. 왼손으로 리드줄 고리를 잡자 손목의 작은 진주들이 소매 끝에서 드러났다.

“가자.”

문밖 공기는 예상보다 서늘했다. 강아지는 늘 지나가는 화단에서 멈췄다. 그녀는 잠깐 기다렸다. 어제도 맡았던 자리일 텐데, 오늘은 다른 소식이라도 있는 모양이었다.

빨리 가자는 말이 입술까지 올라왔다가 사라졌다. 어디까지 가야 한다는 계획은 없었다. 강아지가 고개를 들었을 때 둘은 다시 걸었다. 길 건너 나무에서 잎 하나가 떨어졌다. 그녀는 그 나무가 벌써 노래졌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

공원 벤치에서 잠깐 쉬었다. 강아지는 옆에 앉아 지나가는 자전거를 바라보았다. 리드줄은 느슨하게 늘어져 있었다. 그녀는 손가락에 감긴 줄을 풀고 편하게 쥐었다.

집에서 나올 때보다 어깨가 가벼웠다. 특별히 생각을 정리한 것도, 문제를 해결한 것도 없었다. 그저 기다려주고 함께 걸었을 뿐이었다.

돌아가는 길, 강아지가 같은 화단 앞에 다시 멈췄다. 이번에는 그녀가 먼저 걸음을 늦췄다. 조금 더 보고 가도 괜찮은 아침이었다.

기록되는 금 · argentr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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